다리도 못펴고 곰팡이까지‥쉴 수 없는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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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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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밑에, 그리고 화장실 앞에 이렇게 옹색하게 자리 잡은 공간.
노동자들의 일터에 있는 휴게실입니다.
솔직히 휴게실이라고 부르기도 좀 그렇죠.
내년 8월부터는 일터에 노동자들의 휴게실 설치가 의무화되는데요.
정작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없어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혜인 기자가 지금, 노동자들의 휴게실들은 어떤지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3평 남짓한 공간에 7명이 다닥다닥 붙어앉았습니다.
공간이 비좁아 마주 보고 앉아야 하다 보니 누구도 온전히 다리를 펴지 못합니다.
하루에 6시간 넘게 서서 일하는 초등학교 급식노동자들의 휴게실입니다.
[급식 노동자]
"5분이라도 쉬고 싶은데, 불편하니까 못 누워요. 다 같이 옷을 갈아입기가 힘듭니다. 손발이 부딪히잖아요. 한 사람이 갈아입으면 한쪽에 누군가 옆에 서 있고…"
한 기차역 휴게실은 한쪽 벽면 전체를 시커먼 곰팡이가 뒤덮었습니다.
원래 남성 역무원의 숙직실이었는데, 작년 장마철부터 곰팡이가 번져 지금은 아예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역무원]
"냄새도 나고 그래서… 전기 콘센트가 있었는데 그쪽에도 곰팡이가 많이 생겨서 다른 방으로 옮기게 된 거죠. 남자가 여자 방을 쓴다든지 이런 상황이 좀 있었고요."
작년부터 코레일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며 방치된 겁니다.
각종 제품을 설치하거나 수리하는 방문 노동자들에겐 휴게 공간이 아예 없습니다.
한 업체 직원들이 출근하는 장소는 말 그대로 창고, 앉을 의자 하나 없습니다.
[방문 노동자]
"바닥에 쪼그려 앉아있든가 서 있거나,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까요. 본인 차량에 들어가서 앉아있거나…"
계단 밑의 좁은 공간, 화장실 앞 간이의자 몇 개, 이런 곳들도 역시 '휴게실'이라 불립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됩니다.
하지만 아직 대상 사업장은 물론 크기나 시설 같은 구체적인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최명선 /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법에 있다? 그런데 시행령에서는 다 빠져요. 그럼 현장은 안 바뀌고… 작업장소에 가깝게 있어야 된다든지, 조도(밝기)나 환기나 소음, 남성·여성 따로 있어야 된다든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노동자들은 업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전 사업장에, 제대로 쉴 수 있는 휴게실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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