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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사망사고 4개월 만에 받아낸 사측의 사과, 노조 농성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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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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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로 복귀하게 된 고인 동료들, 40일 만에 고공농성도 해제

경남 거제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박병일 조합원의 사망사고에 사측인 에어팰리스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로 합의했다.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여 만이다. 사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 농성을 벌였던 고인의 동료들도 이제야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은 20일 인천 서구 고공농성장 앞에서 투쟁 승리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노사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합의서에 따르면, 에어팰리스 측은 고 박병일 정비사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회사를 대표하는 임원진이 유가족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또한 회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파업 투쟁한 조합원에게는 감봉 미만의 징계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당초 사측은 일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를 통보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감봉 미만의 징계를 받는 선에서 정리한 것이다.

이 외에도 파업 투쟁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 등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사고는 지난 5월 16일 오전, 숲길 조성사업을 위해 필요한 공사 자재를 운반하던 중 갑자기 헬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정부는 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오는 2023년께야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헬기에는 박병일 정비사와 기장, 부기장이 함께 타고 있었다. 기장은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부기장도 중상을 입었다. 박병일 정비사도 병원으로 옮겨져 뇌사 판정을 받았고,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에어팰리스와 그 지배회사 선진그룹 측은 사고 이후 지금까지 고 박병일 정비사의 죽음에 대한 사과를 거부해 왔다. 참다못한 그의 동료들은 5월 26일 거리에 천막을 치고 사과를 촉구하는 농성에 나섰지만 사측의 태도는 완강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까지 중재에 나섰음에도 사측은 사과를 위한 조건을 잇달아 내세우면서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지게 했다. 이에 전국일반노조 김성규 본부장은 지난달 11일 선진그룹 인근 30m 높이의 송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노사 합의로 김성규 본부장의 고공농성도 40일 만에 마무리했다. 김성규 본부장이 건강한 모습으로 내려오자, 회견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김 본부장은 "40일을 고공에서 지내며 가장 그리웠던 것은 조합원들의 얼굴과 웃음이었다"며 "4개월동안 제가 많이 느낀 것은 동지들의 연대였다. 그 연대의 힘이 우리를 버티게 하고, 승리를 만들어 내는 밑바탕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한 투쟁 끝에 사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 낸 김진오 에어패리스지부장은 "정말 감격스러운 오늘"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지부장은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인간의 기본적 도리를 하라고 요구한 이 투쟁이 이렇게 어렵고 오래 걸릴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사과를 받는다고 병일이가 다시 우리와 함께하진 못하지만, 부디 먼 곳에서 조금이나마 위안받고 한을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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