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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서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결국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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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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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서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결국 산재 인정

10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들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건물을 오르내리며 일하다 서울대학교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조는 27일 근로복지공단 서울 관악지사가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A씨(59)의 유족에게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승인됐음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A씨의 유족은 지난 9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는 지난 22일 A씨의 사망 사건에 대한 회의를 열고 그의 청소 노동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임을 인정했다. 질판위는 판정서에서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4시간으로 만성 과로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주6일 근무로 휴일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학생 196명이 있는 925동을 혼자 맡아 청소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80년대에 건축된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건물에서 계단을 통해 쓰레기를 치우고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점 등 업무시간만으로 산정되지 않는 커다란 육체적 부담이 있었다고 봤다.

A씨는 지난 6월 27일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관악 학생생활관 925동 청소를 혼자 담당하며 하루 평균 4개 이상의 100ℓ 쓰레기봉투를 직접 들어 건물 밖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하기 전 12주 동안 A씨가 쉰 날은 일주일에 불과했다.

질판위는 고용노동부 관악지청이 사후에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급자의 갑질도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민주노총 등은 새로 발령된 안전관리팀장이 매주 화요일마다 주재한 회의에서 A씨를 비롯한 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을 치게 하고 점수를 공개해 모욕을 주는 등 부당한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의 산재 신청을 대리한 권동희 노무사는 “이번 사건은 언론에서 많이 알려진 바와 달리 낡은 건물에서 고강도의 청소업무가 사망의 주된 원인이었다. 여기에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 청소검열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쳐 사망에 이른 것”이라며 “이제야 고인의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산재로 인정돼 정말 다행이고 유족과 노동조합 등을 모욕한 이들의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게 확실해졌다”면서 “갑질로 사망에 이르게 한 서울대 관리자를 파면하고 서울대 측은 고인의 유가족 및 노동조합에 제대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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