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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산재 사망사고 사과’ 요구하자, 무더기 해고한 선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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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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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그룹 측, 고인 동료들 천막농성 100일 다 되어서야 '‘만나겠다’ 약속

"신재호 나와라!!"

거제 헬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박병일 정비사의 동료들이 고인의 죽음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신재호 선진그룹 회장을 향해 울분을 토해냈다. 이들이 선진그룹 본사 인근에서 천막을 치고 '사죄 촉구'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00일이 다 되어가지만, 사측은 사과는커녕 '무더기 해고'로 대응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1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선진그룹 본사 앞에서 에어팰리스와 선진그룹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선진그룹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고인은 헬기 운송업체인 에어팰리스 소속으로 일하다 사고를 당했으며, 선진그룹은 에어팰리스의 지배회사다.

전국민주일반노조 김진오 에어팰리스지부장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회사 책임자에게 진심 어린 사죄 한마디 듣지 못한 병일이의 한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편치 않다"며 "안타까운 직원의 죽음에 인간적인 도리를 하라고 투쟁을 시작한 지도 내일(2일)이면 100일이 된다. 어느 누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나"라고 분노했다.

김 지부장은 "어떻게 더 몸부림쳐야 우리 사연이 세상에 전달될까. 우리는 누구에게 더 호소해야 하나"라며 "선진그룹이 아무리 우리를 괴롭혀도 우리는 더 단단히 뭉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사죄받아 병일이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전날 사측은 파업 투쟁 중인 에어팰리스지부 조합원들에게 징계 및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의 업무 복귀 명령에 불응했다는 이유에서다.

에어팰리스지부 조합원들은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박병일 정비사의 죽음에 사측이 사과조차 하지 않자 지난 5월 26일 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초기에는 대체 휴가를 쓰는 방식으로 파업을 이어갔던 이들은 8월 4일부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 지역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나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선진그룹은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징계하겠다는 입장과 조합원들이 파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면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의 변함없는 태도에 전국민주일반노조 김성규 경기본부장은 지난달 11일부터 높이 30m에 달하는 송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성규 본부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거제에서 안타까운 헬기 사고가 난 지도 108일이 지났고, 이곳 30m 상공 농성장에 올라온 지 22일이 지났다"며 "그 시간 동안 우리는 한결같이 산재 사망사고에 책임지고 사죄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회사에서 돌아온 답변은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과 징계, 해고였다. 어이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 본부장은 "사람이 일하다 죽었고, 이에 대해 책임 있게 사죄하라는 요구에 파업권을 내놓으면 사과하겠다는 태도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선진그룹의 노조) 탄압에는 더 큰 단결과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규탄대회는 4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대회가 끝날 무렵 노조 대표자들이 신 회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선진그룹 본사로 이동하려 했지만 경찰이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곳은 선진그룹이 보유한 버스회사의 차고지였는데, 대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입구 쪽에서 대치하면서 한때 버스 이동이 제한됐다.

노조는 신 회장이 직접 나와 항의 서한을 받기 힘들다면 면담 일정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투쟁 과정에서 선진그룹 측과 노조가 마주 앉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선진그룹 임원 중 한 명이 신 회장 대신 내려와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신 회장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1시간 넘는 대치 상황 끝에 선진그룹 임원은 선진그룹 부회장과의 면담 일정을 약속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대회 장소 인근에 있는 고공농성장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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